Breathe.2017.1080p.BluRay.x264-DRONES

수입ㅣ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실화를 바탕으로 함

"달링"

세상에!

꿈도 꾸지 마

왜 안 돼?

남자들 울리기로
유명해

아는 사이야?

아니
오빠들을 알지

눈이 부시네

미안해요!
실수였어요

어디 가는 거예요?

메이든헤드요

강가에 멋진 술집을
알거든요

여긴 강가의 멋진 술집
같진 않은데요

그러게
잘못 왔나 보네요

영문을 모르겠네요

결혼이라니, 다이애나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려고

우리보다 이상할까?

아님 비슷할까?

- 돈은 좀 있어?
- 아니

다른 남자들도 생각해봐

휴 어때?
스코틀랜드에 성도 있다며

하긴 스코틀랜드는
좀 별로겠다

좀 닥쳐봐
애가 케냐로 떠난다는데

누구 보고 닥치래

다이애나?

그만 좀 돌고 집중해

네 인생이 걸린 문제야

네 미래의 행복

딴 건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란 느낌이 왔어

1958년, 케냐

괜찮아?

난 괜찮아, 자기는?

그건
밀리마 다원 제품

향은 더 오묘한데
깊이가 없어

그럼 뭘 드세요?

나이로비 차이

국내시장에 팔긴
너무 진해

부인들은 출장에
잘 안 따라오는데요

남편 일이잖아요

저도 알고 싶어요

정확히 여기서
하는 일이 뭐예요?

차 중개업요

차를 가져다 팔고...

암튼 아주 전문적인
일이죠

그 전문적인 일 할 때
다이애나는 뭘 해요?

같이 다녀요

어머, 그건 좀 아니다

난 좋아요, 정말

신이 남자에게
일을 준 건

여자들이 자기 시간
가지라는 건데

난 로빈과 있는 게
좋아요

견딜 수 있을 만한
남자거든요

난 이해가 안 가네

완전 미스터리야

콜린 말은 어떻게 로빈이
다이애나를 사로잡았냐는 거지

다들 궁금할걸?

그러게요
어떻게 했어, 달링?

소리 들려?

뭐?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그래, 맞아

태초의 새벽 같아

여기서 생존하려면
믿음이 필요해

무슨 소리야, 돈?

의사라는 사람이

난 마음의 힘을
믿거든

코메섬 포로들 얘기 알아?

마우마우 항쟁 때

작은 양철막사에
60명을 쑤셔넣고는

간수가
못 나오게 했더니

리더가 그랬대

'나의 부하들에게
죽을 권리를 허용한다'

다음날 60명 다
죽어있더래

어떻게?

마음의 힘

죽기로 결정한 거야

벽을 마주 본 채
죽어있었대

나 같으면
살기로 결정했겠다

- 뉴스가 있어
- 그래?

응, 조금 짜증 나는 거야

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갔거든

뭔데 그래?

나 아기 가졌어

좋아했음 좋겠네

좋아

많이?

내 평생 최고의 뉴스야

당신이 내 프러포즈를
받아준 거 빼곤

프러포즈 하지도 않았으면서

- 안 했나?
- 그래

아프리카 가기 전에
결혼해야겠다고 했지

안 그럼
원주민이 될 거라고

그랬네

암튼 당신은 받아줬고

그랬지

- 세상에
- 세상에

고마워요

1959년 나이로비, 영국 대사관

로빈이 또
콜린 뭉개고 있나?

- 아뇨
- 아녜요?

가요, 늦겠어요

게임 끝! 이겼다!

- 와우!
- 콜린!

잘했어!

- 웬일이래
- 그러게

우리도 땀 좀 흘려보자

- 자, 출동
- 이기고도 안 믿기네

나도 안 믿겨

- 고마워요, 빅터
- 수고했어요

나 몰래
연습 많이 했나 봐

내 평생 처음으로
널 이긴 세트였어

- 한 게임 더 할래?
- 아니

쓰러질 거 같아
그만할래

이야, 끝내주는데?

이제야 그동안
네 기분을 알겠다

기분 죽이지?

아니 저건 뭐래?

- 이 이상한 기구는 뭐야?
- 메리, 완전 선수네

- 세상에, 캐서린
- 로빈은 더 잘할걸?

이게 대체 뭐야?

- 자이브 추듯 하면 돼
- 그래서 뭐 하게?

- 바보처럼 보이려고?
- 아니, 허리 운동이지

메리, 정말 잘한다

엉덩일 흔들어, 그렇지!

이게 다야?
그러니까 그냥...

흔들어대는 거구먼

- 배 나오면 좋아?
- 누구랑 같이도 아니고

혼자 흔들흔들

- 어머나
- 잘하네

그렇지!

- 괜찮아?
- 테니스로 무리했나 봐

- 진짜?
- 응, 테니스 땜에 그래

- 너 잘하더라
- 너 때문이야

자, 다음 도전자

- 목마르다
- 다리가 중요하네

다시 한번 해볼래

- 그래
- 괜찮은 거야?

응, 괜찮아

다음 일정은?

토마스한테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어

돈이
상태 보러 온대서

내 상태도
좀 봐주면 좋겠네

정말 괜찮아?

임신하면 그렇지 뭐

관절 아픈 거 빼곤
괜찮아

그래?
아유 불쌍해라

내 관절은 멀쩡한데

임신해서 힘든 건
다 내 몫이잖아

이따 같이 갈 거야?

어, 아니, 난...

내일 아침 일찍
미팅이 있어서

여기서 자려고

콜린

콜린, 미안

미안한데, 나...

몸이 좀 이상해

얼굴이 말이 아니네

팔이 너무 아파

나 잡아

오른팔 들어봐

왼팔

다리

움직일 수가 없어
뭐가 잘못된 거야?

- 얼음 가져와요
- 숨도 못 쉬겠어

위급상황!
인공호흡기 연결해요!

로빈, 숨 쉬게 하려면

목에 튜브를
연결해야 돼

- 돈
- 다이애나

- 어때요?
- 안정됐어요

막 깨어났고요

여기예요

나 왔어, 달링

공기가
후두에 닿질 않아서

소리를 못 내요

'빌어먹을'이래요

공기 중 폴리오 바이러스를
흡입한 거예요

감기 걸리듯이

바이러스가 혈관을 통해
중추신경계로 가서

척수 안의 세포들을
공격하죠

그러면 인형처럼
꼼짝할 수가 없죠

목 아래로는
전혀 못 움직이고

숨도 스스로 못 쉬죠

이런 상태가
얼마나 계속되죠?

마비는 회복이 안 돼요

인공호흡기로 얼마간
연명은 가능한데

그것도 몇 달이죠

우리가 뭘 도와줄까요?

귀국할래요?

아기 태어난 후에요

로빈은요?

같이 가야죠

알고 있는지...,

폴리오로 마비된 사람
많이 봤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오래 못 간다는 거요

제대로 사는 게 아녜요

1960년, 영국

천천히...
호흡기 조심하고

튜브 당기지 않게, 알지?

살살, 가까이, 좋아

내가 할게
튜브 여유 있게

오셨다

- 아, 네
- 캐번디시 부인

네

죄송하지만
타이밍이 안 좋습니다

남편께 약을 투여해서

내일 오시는 게 좋겠어요

자고 있어도 괜찮아요
얼굴만 볼게요

그것도
안 될 거 같습니다

일시적 우울증을
앓고 계셔서요

그래도 보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환자가 원치 않아요

가보겠습니다

- 나왔다
- 티드

제가 할게요
더는 죄송해서 안 돼요

- 안 될 게 뭐야
- 울지 마

너 어렸을 때도
내가 봐줬잖니

사실 저희가
그럴 형편이 안 돼요

저축은 좀 있지만
수입이 거의 없어요

돈 걱정이라면 됐다
네 가족이 내 가족인걸

돌아와서 기쁘다
가자

됐다
가자, 아가

출발하자

마?

무?

나?

'나'라고 했어

- 에
- 에... '해'라고 했나?

아니면 '줘'?

눕혀줘?

이미 누워있잖아

미안, 바보같이
못 알아들어서

날...

죽게...

해줘요

'날 죽게 해줘요'

로빈과의 대화가
답답한 게임 같았어

룰도 모른 채 하는...

그래도 말을 하게 한 게
용하다

근데 한 말이...

'날 죽게 해줘요'였어

그럴 수 없잖아, 아냐?

그런 생각을
어떻게 하냐고?

아님 그런 짓을
어떻게 하냐고?

- 둘 다
- 암튼 별 차이 없어

의사한테 물어봤는데
말도 못 꺼내게 하더라

그들 권한 밖이니까

좋은 방법은 아냐

극도의 고통을
몇 분간 겪는대

싫어, 그건 안 돼

당연히 싫지

하지만 네 인생도 있잖니

네 생각도 해야지

기운 내요
잘하고 있어요

나아진 게 있네요, 부인

- 나아져요?
- 다시 삼킬 수 있겠어요

그래요?

아주 중요한 변화예요

지금까지는 튜브에
가압밴드를 눌러서

음식물이 못 내려가게 했는데

다시 삼킬 수 있게 되면

밴드를 제거해서
후두에 공기가 들어가요

그럼 말을 할 수 있죠

그럼 다른 것도
좋아질 수 있나요?

아쉽게도 그게 답니다

오늘 좀 어떤가요?

- 죽고 싶죠, 뭐
- 알겠어요

굿모닝, 패디

이름 없이
키울 순 없어서

조나단으로 정했어

마음에 들길 바라

애를 쳐다보지도 않아요

차마 못 보겠나 봐요

그거야 모르지

전 알아요

그이 생각 다 알아요

올 때마다 그이가
달라져 있길 바라요

다 돼가요

근데 아들 얼굴도
안 쳐다봐요

수고하셨어요

아주 훌륭한 신부님을
한 분 알았었는데

이 말씀을 자주 하셨죠

'하나님은 아끼실수록
더 큰 고난을 주신다'

우리가 하나님 뜻을
알 순 없지만

확실한 건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분의 계획 안에
있다는 거죠

죄송해요, 못 들었어요

가까이 오세요

가까이, 그러죠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자네, 믿음이 없구먼?

뭘 믿어?

신 자체가 장난인데

음, 아냐

신은 장난꾸러기지

우릴 이런 우스운 꼴로
만든 걸 봐

이러고 어떻게 살아?

다 적응돼

적응 안 되면?

탈출구야 늘 있지

저기 피트는 갔잖아

자기만의 상자 속으로

로빈

여긴 뭐하러 계속 와?

나도 잘 모르겠어

난 이제 쓸모없는걸

그냥 여기서 썩게 놔둬

그건 보기 안 좋을 거야

그리고 분명한 건...

내가 당신을 사랑해

이걸 사랑하진 않잖아
사랑할 수 없지

아니, 할 수 있어

내가 그게 싫어

이해 못 하겠어?

그럼 내가 더 힘든 거

응, 그래 보여

그만두고 싶은 거 알아

망할 놈의 기계가...

날 계속 숨쉬게 해

그러니까 일단은...

좀 더 살아야겠다, 그치?

실망스럽네

난 안 그래

난 조나단이 아빠를
알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가 당신 삶을
좀 낫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의무감 갖는 거 싫어

알았어

알았다고!
우리 다 아는 내용이야

상황은 정말 최악이지

근데 더 힘든 건
여기 와서 계속...

당신 죽고 싶단 소릴
듣는 거야

당신은 안 죽었고
그건 안 바뀌어

로빈

여보

내가 어떻게 해주면
당신이 좀 견딜 만할까?

여기서 내보내줘

절대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시도한 경우는 있나요?

남편분 같은
중증장애인이

병원 밖에서
지내는 경우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근데 간호사들이
하는 것도 다 봤고

집에
인공호흡기만 있다면

안 될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

설명해드리죠

남편분이 살아있는 건
기계가 숨을 쉬기 때문입니다

만일 기계가 고장 나면

2분 안에 죽습니다

냉정하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이해되셨나요?

정든 집을 떠나려면
슬프겠지

근데 뮤리엘이 죽고 나선
뭘 제대로 못 하겠어

모든 게
손에 안 잡힌달까...

네

일이 많겠어요
지붕은 튼튼한가요?

어떤 데는 괜찮아요

창문들이 왜 저렇게
벽돌로 막혀있죠?

아, 그건
내 방들이에요

뮤리엘 말이
난방에 도움이 된대서

그러셨어요?

많이 손봐야겠지만
괜찮을 거 같아요

문제는...

저한테
12,000파운드가 없어요

아니, 어림도 없어요

11,000 받지
아님 10,000이라도

7,000밖에 없어요

- 7,000?
- 현금으로요

그럼 이 집 걱정은
놓으시잖아요

뮤리엘도

- 그럽시다
- 정말요?

그래

좀 어떠세요?

잘 주무셨어요?

좋아 보이세요

잘 잤어, 달링?

- 좋은 아침이에요, 마가렛
- 거의 다 됐어요, 부인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안 될 거 없죠

청소기 같은 거니까요

해봐도 돼요?

여기요

- 그냥...
- 네

그렇죠

- 어머, 죄송해요
- 제가 할게요

익숙해지면
할 수 있을 거 같아

그건 왜 하시게요, 부인?

선생님, 저희 질문이 있어요

그렇지, 여보?

인공호흡기 같은 기계는
병원에서만 작동하나요?

기계야 다 똑같죠
전원만 꽂으면 돼요

왜요?

로빈을 퇴원시키려고요

어떤 위험이 있는진
아세요?

네, 알아요

죽을 수도 있다는 거죠

로빈

여기서 연명하거나

여길 떠나
죽음을 무릅쓰거나

맞아

그럼 뭘 망설여?

- 위로, 위로
- 내려가는 줄 알았지

아니, 그 끝을 올려야
침대를 아래로 내리지

너무 무거워

왼쪽으로

가고 있잖아

미안, 네 오른쪽

이게 로빈 침대라고?

응

다이애나 침대가
옆에 갈 거고?

그렇게 해달래

간호사는 당연히 있겠지?
그래야 로빈이...

없어, 다이애나밖에 없어

아니, 근데...

하루 종일
옆에 있을 순 없잖아

볼일은 봐야잖아

내가 있잖아

'살아남지 못한다'에
5파운드 건다

살아남으면?

5파운드 줄게, 까짓거

좋아

준비됐죠?

- 잘 있어, 친구들
- 행운을 빈다, 로빈

안녕, 패디
5파운드 받으러 올게

보고 싶을 거야, 친구

지금 어디 가는 거요?

- 집에 데려가려고요
- 내 허락도 없이!

여기가 감옥인가요?

내가 죄수예요?

자네, 뭐 하는 짓이야?

환자 본인의 뜻입니다

위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요

당장 병동으로 옮겨

여보, 경찰에 신고해
강제로 수용돼 있다고

잠깐만요
뭐라고 했죠?

당신은 날 가둬둘
권리가 없어요

그렇죠
그렇게 해요

- 가요
- 맘대로 해

2주 안에 죽을 거요

- 준비되셨죠?
- 네

수동펌프로 갈게

됐다

- 로빈은 어때?
- 지금까진 좋아

준비됐나요?

- 드세요
- 됐어요

- 다이애나, 괜찮니?
- 응

살살 내려놓자

다시 듭니다

자, 지나갈 수 있게

하나, 둘, 셋, 들어요!

- 똑바로요
- 괜찮아, 로빈?

살살

- 조심, 조심
- 됐어요

돌려서 저 침대로
옮겨야 돼요

- 좋아요
- 네, 왼쪽으로

네, 저 테이블 위에

선은 왼쪽으로요

거기 두세요
미안, 여보

- 해리
- 안 돼, 벤지

- 이리 좀 와주세요
- 벤지, 내려와

- 벤지
- 벤지, 내려가

이것 좀 해줘요
이 줄 잡고요

알았어요

너무 빠르면
얘기할 거예요

콜린, 침대로 옮겨줘요

하나, 둘, 셋, 들어요!

그렇지

좋아, 됐어요

신발만 벗죠, 로빈

- 켜졌어요?
- 자...

이제 튜브 바꿔 낄게
됐어요, 해리?

내가 손 잡고 있어, 로빈

됐다

켜졌어요

괜찮아?

그런 거 같아

해냈네

신기하게 진짜 되네

그러게 말야

- 조나단 좀...
- 맞다, 잠깐만

여기야

우리 새집

기분 어때?

훨씬 나아

전기가 나가면 어쩌죠?

수동펌프로 해야지

스마트한 기구일세

이게 누굴까

안녕

자, 가봐

조나단, 봐

아빠야

안녕, 조나단

안녕, 우리 아들

얘는 벤지

잘 자, 달링

잘 자, 내 사랑

다이애나

다이, 다이...

어디 찧었어?
이런...

왜 그래?
엄마가 안 놀아줘서?

아빠 찾으러 갈까?
어디 숨었을까?

저 안에!

아빠한테 가볼까?

아빠 숨어서 뭐 하나
아빠?

조나단, 조나단

아빠

로빈?

세상에, 로빈?

로빈? 로빈?

로빈?

오, 제발, 제발...
로빈...

어떡해

제발... 어떡해

스릴 넘친다

오, 세상에

제일 좋은 걸 남겨놨지

전쟁 내내
방공호 속에 있었던 거야

- 좋은 술 같네
- 그렇대도

좋은 와인은 좋은 잔에

사랑스러운 다이애나 거

- 여기요
- 메리, 캐서린, 블록스, 데이빗

비글스
자, 여기

- 티드?
- 난 됐어요

티드는
뒤보네만 마셔요

그것도 내 생일에만

아, 깜빡할 뻔했네

자고 있지만
조나단을 위하여

생일 축하해, 조나단

어떻게 될까
궁금하긴 해

술에 취하면 어떨지...

지금도
몸을 못 가누는데

기계장치라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서

한계점을 찾는데...

- 정말 맛있네
- 엄청난 실험이네

로빈은 죽고
자네 기계는 향상된다면

모든 발전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보통 문제가 되는 건
전력 공급이야

끊길 수 있잖아
아니, 자주 그러지

- 겁 그만 줘요
- 가정하는 건데, 뭐

그게 하는 일이잖아

하는 일도 없어
옥스퍼드대 교수일 뿐

걱정할 거 없어요
손으로도 가능하니까

밤엔 어떡해?

내가 있잖아

그래도 잠은 자야지

안 자, 기계거든

필요하면 깨울 거야
그치, 여보?

소리 내잖아

- 오리처럼
- 그건 닭 소리지

- 닭 소리 낼 수 있어, 로빈?
- 미워 죽겠어

잘 안 되네

벨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어딜 움직일 수 있어?

다들 눈 감아요

- 머리도 움직이잖아
- 그래?

본 적 있어

자, 어디 보자...

움직여 봐

오, 이거 재밌겠는데

테디

기가 막히네

- 여보?
- 병?

- 그거 좋지
- 그거 좋지

근데 부른 건...

마르코니 주식 있잖아

저스틴이 알려줘서
샀던 거

거의 두 배가 올랐어

- 정말?
- 응

저스틴도 뭐 좀
얻어야 할 텐데

더없는 기쁨을 얻겠지

이렇게 불쌍한 친구를
도와줬으니

불쌍한 로빈

평생 마비라니

그 아내도 안됐지
성녀라던데

- 성녀 맞아
- 매력적인 성녀

여보, 테디한테 전화 좀

좋은 생각이 났어

- 로빈
- 세상에, 이럴 수가

신사숙녀 여러분
캐번디시 휠체어입니다!

- 대단하다
- 브라보!

자, 모이세요

이제 못 갈 데가 없네, 로빈

- 괜찮죠?
- 무서워요

- 고장 나면 어떡해
- 대단해, 테디

왼쪽, 왼쪽으로!

개가 도망갔네, 벤지!

- 기분 어때, 여보?
- 완전 환상적!

- 정말?
- 호흡기 너무 빨라?

- 약간 그런 거 같아
- 이럼 좀 나아?

응, 나아

배터리는 얼마나 가요?

최대 3시간 정도?

좀 더 정확해야
되는 거 아녜요?

- 전원코드도 있어요
- 테디는 천재야

솔직히 다
아주 기본적인 거야

자전거 체인과
기어를 이용했거든

왜 여태 아무도
안 만들었나 몰라

왜냐하면 자네는
의사가 아니니까

안 된다고 말리는
사람이 없었거든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수간호사님

칸 선생님과
약속이 있어서요

- 칸 선생님
- 안녕하세요, 선생님

- 패디
- 로빈

정말 놀랍네요

운도 더럽게 좋아요

그건 대체 뭐야?

자네가 이런 괴상한 걸
갖고 들어오도록 했나?

어, 실은 캐번디시...

우리 환자들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만도 힘든데

괜한 희망으로
더 힘들게 해야겠나?

자네 고향에서는

사람 목숨 갖고 장난 치는
흔한 일인지 몰라도

여긴 안 그래

알아들었나?

그래

반가웠어요, 박사님

재수 없는 멍청이

한대 패주고 싶겠어요

전 적응됐어요

환자들 땜에 이 의자에
관심 있을까 했더니

참, 5파운드 줘야지

아직은 안 되지

내일 고꾸라질지도 모르잖아

- 안전할까요, 박사님?
- 모르겠어요

저도 이런 건
처음 봐서요

시속 8킬로미터야

뒤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좀 더 두고 보죠
한계도 알아보고

맞아요

한계점을 확인해야지

아니, 당신으로
테스트는 안 해

아니, 그걸 해봐야겠어

선생님 말이 당신 상태가
환자들 중 제일 낫다잖아

패디가 안됐어

빼내줄 수 있음
좋을 텐데

어쩜 저렇게 내보내냐

사람들 다 보는 바깥에

아주머니들
안 그래도 나 힘들거든요

오빠가 그러는데

다들 내가 당신을
포기할 줄 알았대

다들 날 제멋대로인
바보로 봤나 봐

제멋대로인 바보였잖아

아, 그래?

근데도 날 쫓아다녔네?

난 바보 싫지 않아

이쁘기만 하면

- 이제 도망도 못 가
- 그런 거 같네

아쉽다
바람 꽤나 피웠을 텐데

- 난 어떻고?
- 지금도 늦지 않았지

그래?

바람피우고 들어왔더니
당신 죽어있으면?

분위기 확 깨겠다, 그치?

그렇겠지

잠깐만

아빠 사진 찾았어

아빠 군인이었을 때

- 아빠가 군인이었어?
- 그랬지

그리고...

이건 엄마 아빠
아프리카 있을 때

여기서 네가 태어났어

이건 뭐지?

- 코끼리들
- 그래, 코끼리들

- 코끼리들도 봤어?
- 응, 봤어

- 완전 좋았겠다
- 응, 좋았어

우리 아프리카 가면 안 돼?

정말 미안해

나도

맞다

엄만 차 좀 끓여야겠다

아프리카 가면 안 돼, 아빠?

위험하지 않을까?

- 내가 밀어줄게
- 밀기엔 너무 멀어

난 괜찮아

- 너 할 수 있어?
- 응

증명할 수 있어?

그래, 그런 거 같다
근데...

그래, 잘 밀겠다

- 엄마
- 응?

이 의자 미는 거

멀리까지 가긴
너무 힘들겠지?

유모차보다 힘든 건
확실해

조나단?

생각 좀 더 해봐야겠다
그치?

원하신 대로
만들었습니다

친절하게 굴어

136킬로그램까지
감당합니다

세상에

유압식 리프트 장치

베드포드에서만
보실 수 있죠

어떠세요?

왜요?

뒤가 좀 어둡네요

제가 짐짝이
된 거 같아요

일단 휠체어가
들어가야 하니까

뒷자리가...

네, 그렇죠

뒤에 탄 적 있어요?

저요? 아뇨

왜냐하면, 전...

짐이 아니니까?

오해는 마세요
정말 고맙긴 해요

앞에 앉고 싶으세요?

불가능하지 않나요?

앞좌석을 뜯어내면...

조심해!

이런 꼬맹이 놈들!

로빈 참 대단하지?

자네랑은 통할 거 같아

엄마, 저 공 치러 가요

그래? 잘됐네
본때를 보여줘

- 조나단 화이팅
- 고마워요, 엄마

루시랑 헤어진 지
한 달이야

오래전부터
예상하곤 있었지만

로리, 어떡하냐

너무 힘들겠다

인생 참 골 때려

한번 잘 살아보려는데

난데없이 갑자기 쾅

모든 게 무너져내리니

내 잔 좀 들어줘
건배하자

뭘 위해 건배해?

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아주 범벅을 만들었네

그건 네가 한 거고
난 이렇게 예쁘게 했지

- 먹을래?
- 응, 고마워

로빈 좀 봐

- 대단하네
- 능력자야

어제 프러포즈 받았어

- 그럼 그렇지
- 그이가 너무 좋아

우린 여자라곤
너밖에 없는데

인물은 영 아니야

진짜로 못생겼어?

어... 그래

아냐, 잘된 일이야

그게 왜 잘된 거야?

잘생긴 남자들은
게을러 터졌거든

못생긴 남자들이
뭐든 해내지

정말 무의미해
그런 걸 어떻게 극복해?

일리 있네

어둠과 정적 속에서...
괴로워

극복할 거야
분명히 그럴 거지만

시간은 걸리겠지
그래서 당장은...

- 6점이다!
- 앗싸!

아빠!
보셨어요?

- 조나단, 최고!
- 6점!

그래서?

- 재미있었어?
- 글쎄...

팬들한테 둘러싸였던데

당신도 그랬잖아

- 내가?
- 그래

한 예로
로리 스튜어트

아, 로리?

루시가 제대로
상처 줬나 봐

너무 안됐더라

매일 저녁
혼자 TV 보며 지낸대

당신이 자기 외로움을
달래주기 바라나 봐

난 생각 없거든

원하면 그래도 돼

그래?

지금 허락해주는 거야?

가끔 걱정이 돼

당신이 욕구불만일까 봐

내 걱정은 마

난 괜찮아

확실해?

그럴걸

우리 잘 지내고 있잖아
아냐?

나야 편하지

난 가만있고
당신이 다 하니까

어쩜 이리 이기적일까

다이애나
나랑 도망가자

어디로?

스페인

스페인?

어떻게 가...

자기, 진심이구나?

근데 스페인엘
어떻게 가?

당연히 비행기로지

당신을 어떻게
비행기에 태워?

난 몰라!

조나단 괜찮니?
오빠 괜찮아?

1971년, 스페인

- 자, 네 차례야
- 내가 엿보고 있는 건...

해변가 집인데
전기연장선 가져왔으니까

원하면 종일
밖에 있을 수도 있어

파라솔도 챙겼어?

응, 선크림도 잔뜩

당신 천사 맞지?

의자 배터리
충전해야겠다

좋은 생각이야

- 오빠
- 응?

바닥에 선 보여?

- 미안, 운전 중이라
- 보여, '정답, 런던'

휠체어 옆 배선판...

두 번째 소켓에
그 선 좀 꽂아줄래?

찾았어, 두 번째 소켓?

두 번째 소켓

알았어

어쩌냐, 미안해
뭔가가...

- 모르겠어
- 인공호흡기

불이 붙었어요!

- 엄마!
- 뭐가 어떻게...

- 로빈!
- 정말 미안해

- 차 세워
- 조나단 괜찮니?

- 네, 엄마
- 수동펌프 꺼내

- 차 문 열어야 돼
- 알았어, 알았어

- 오빠, 로빈 문 좀
- 여기 세워

알아, 세우고 있어

로빈

오빠, 펌프

- 조나단, 괜찮니?
- 네, 엄마

미안하네, 로빈

내 이럴 줄 알았어
느낌이 오더라니

- 내가 뭘 어쩐 거지?
- 몰라

호흡기가 망가졌어

- 당신 괜찮아?
- 난 괜찮아

조나단

고칠 줄 알아?

아니

몰라

미안해, 내가
뭘 어쩐 건지 모르겠네

나도 모르지

어쩌나...
영어 하세요?

- 아주 조금요
- 기술자가 필요해요

아냐, 아냐
전화가 필요해요

전화요

네

토레뎀바라에 가서
전화 찾아줄게요

- 네, 네
- 오케이?

네네, 조나단
엄마 가방 좀

고맙습니다

네, 네

블록스, 너무 빨라요

- 그렇게 빨리 안 해도 돼요
- 미안

천천히 해요
내가 풍선도 아니고

- 오빠
- 응?

저 사람과 가서
테디한테 전화해줘

집이나 작업실에
있을 거야

- 이게 테디 번호야
- 영국이지?

방금 상황 얘기하고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해

영국에서 날아오길
기다린다고?

- 응, 빨리 좀 가줄래?
- 그래

가는 김에 좀 사다 줘요

소시지하고
빵 좀 넉넉하게

레드와인도 한 병

오프너도요

행운을 빌어요

내가 말 안 해도

- 당신 내 맘 알 거야
- 미안해!

기온이 딱 좋네

어디 같으냐면...

나이로비

할 만하니, 조나단?

네, 좋아요
아주 쉬워요

정말 잘하고 있어, 아들

- 정말로
- 진짜야

- 금방 교대해줄게
- 괜찮아요

진짜요

여기서 지금 뭐 하나
하겠다

도로 옆 피크닉이
어때서

지극히 정상이지

- 건배
- 건배

건배, 여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장난도
곧잘 치시죠

하지만 그 장난에도
목적은 있습니다

하나님이 장난을 치신대요

이 불쌍한 분의 고통이

우리 모두를 함께
축하하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파티를 하재요

네, 그거 좋겠네요

이거 누가 좋아할지 알아?

패디

- 이게 다 뭐야?
- 테디!

- 테디!
- 안녕, 다이애나

살았다

죽을 마당에
품위 좀 지키지?

이게 웬...

무슨 경사 났어?

됐다

한번 작동시켜보자

환호받으니 좋네

뭘 어쨌길래 기계가
이 모양이 된 거야?

내 잘못이야

그러게 왜 스페인까지 와서
헤매고 다녀?

그건 내 잘못

이건 해외여행용이 아냐

알아, 미안해

지중해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어

해는 우리 동네에서도
잘만 뜨는구먼

테디?

자네가 오니 너무 좋네

더 큰 탈출계획도
떠올랐어

또 구해줄 생각 없어

이번엔
나 하나가 아냐

구조를 기다리는
몇 명이 더 있어

한번 시작해 보자고!

의자가 숨을 쉬네요?
잠자는 사자처럼, 세상에!

- 에잇킨 박사님인가요?
- 맞습니다

- 좋아요, 테디!
- 조심해

- 안녕하세요
- 이쪽은 테디 홀이에요

이야, 엄청나게 오네

평생 일하면서
이런 건 처음 봅니다

- 그냥 만들어내셨어요?
- 뭐, 그런 셈이죠

사실 모든 게 그렇죠

이분 맘에 드네
의사 양반인가?

응, 그리고 장애연구재단
이사장이셔

- 재단을 만드셨죠
- 그리고 운영 중이야

누가 해주지 않으면
내가 직접 해야죠

와, 이건 뭐죠?

마크2 작업 중이에요

마크1의 문제는
배터리가 약하고

펌프 소리가 커서

원통코일로
실험 중이에요

멋지네요
배터리 수명은요?

마크2는
6시간 정도요

그 상태로 지내신 지
얼마나 됐죠?

- 11년 됐어요
- 대단하십니다

이 휠체어가
작동만 잘 된다면

아주 많이 필요하겠어요

- 얼마나 많이요?
- 수백 개요

지금까진 비용을
제가 직접 댔는데

얼마 들진 않았지만

대량생산에 들어가자면

자금 조달이 필요해요

저희 부서에서
고민한 부분은

비용 효율 문제였는데요

폴리오 환자의
기대수명이라는 게

평균 이하로
봐야 하기 때문에

죄송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원금을 드릴
방법이 없네요

규정을 따라야 해서요

규정은 뭐든
마비시켜요, 그렇죠?

물론 선생님 사정은
딱합니다만

딱하긴 마찬가지죠

승인 불가

- 이름이?
- 레이디 제인 네빌

얼마나 줄까?

적어도 천 파운드?
기분만 좋으면

그럼 담대해야 돼?
불쌍해 보여야 돼?

담대하게 나가야 돼

늙은 미망인들은
인정머리가 없거든

왜 그렇게 이상한
소리를 내요?

휠체어 소리예요

호흡기가 달려있거든요

이렇게 밖에 나와도
안전한가요?

지금까진 괜찮네요

그래, 나한테 원하는 게
정확히 뭐죠?

이런 휠체어가
더 필요합니다

네, 로빈 같은
환자들을 위해서요

하나에 200파운드예요

비용 대비
효과가 정말 좋아요

그렇지?

5개에 천 파운드예요

천 파운드요?

아, 10개면
2천 파운드네요

2천 파운드요?

도와주실 거라
믿고 있어요

- 너그러우시니까요
- 네

내가 원래 거지들
쉽게 쫓아내는데

자네는 말이야

내 앞에서 씩씩거리는데

돈을 안 내줄 수가 없군

역시 인정 많은 분이시군요

감사합니다

완전 환상적이네

불안하진 않아?

완전 겁나지

저는 클레멘트 에잇킨

장애연구재단의
이사장입니다

이 나라에는

수백 명의
중증장애인들이

평생을 병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엔
수천 명이고요

그분들이
그걸 좋아할까요?

나가고 싶다면
소리 지르세요!

수천 명이라고요?

수만 명 이상일지도
몰라요

당신처럼 사는 건
아무도 상상 못 했죠

그럼 보여줘야죠

이제 월드투어도 하게?

마침 독일에서
중증장애인을 위한

컨퍼런스가 있어요

유럽 최고 전문가들은
다 모일 거예요

그들이 당신을
볼 수만 있다면...

1973년, 독일

병원에 있어야 될 분
아닌가요?

꼭 그렇진 않아요

휠체어가 들어갈지는
확인했죠?

당연하지
날 뭘로 보는 거야?

- 정말 다행이다
- 그니까

정말 해낼지 몰랐어
앗, 미안

- 내가 잘못한 거 같아
- 다시 당겨

- 다시 당겼다 해
- 똑바로, 똑바로

다시 똑바로, 들어간다

안 되겠어요
못 지나가요

그러게요
이번엔 누구 잘못이지?

고생하겠는데?

미안
문도 재야 하는지 몰랐어

- 바퀴가 문제 같아요
- 그래요

일단 뒤로 빼지

- 잠깐, 잠깐
- 왜?

문 안쪽 틀을 뜯어야겠어

- 그렇죠
- 박사님이 해낼 거야

- 정말로 해냈어
- 다 됐다

빨리 들어가요

빨리 밀고 들어가요

미안해요

가자

좋았어

여길 보여주고 싶었어요
로빈

내가 먼저 들어갈게요
당신 보고 놀랄 수 있으니까

- 에잇킨 박사님?
- 네

영광입니다

에릭 랑도프
이곳 원장입니다

제 동료들입니다

이곳 치료에 대해
많이 들었습니다

명성이 자자한 곳이야

들어가시죠

정말 훌륭한
최신설비네요

모든 게 아주 깨끗하고

의자에
호흡기가 달렸나요?

죄송하지만
저분 내보내주세요

네, 생각이 짧았네요

이해해주세요

저흰 기관 소속이라...

- 무슨 일이라도 나면...
- 내무부 말씀이죠?

- 네
- 저희 내무성 같은?

네

교도소도 그쪽 소관이죠?

네, 그렇죠

정말 감사합니다, 박사님

귀한 시간 내주셔서

먼저 제가 발견한
재밌는 사실은...

중증장애인에 관한
컨퍼런스에

중증장애인은
한 분도 없다는 겁니다

박사님, 죄송하지만...

환자들은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는데

어떻게 여기 오겠어요?

로빈 캐번디시 씨를
모시겠습니다

자...

- 여기쯤이면 될까요?
- 네, 됐어요

로빈, 주최측에
질문이 있다고요

네, 맞아요

왜 중증장애인들을
감옥에 가둬두죠?

감옥요?

아뇨, 아니죠

세계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걸요

네, 하지만 간수들이
관리하잖아요

아니, 아닙니다

환자들을 격리시키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취급하지 않잖아요

그 말씀 취소해주세요

캐번디시 씨는 시비를
걸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중증장애인들이

사회에 좀 더 융화되길
바란다는 거죠

맞아요, 여러분이
마음 쓰는 건 알아요

환자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요

근데 하나 물어볼게요
저에게서...

뭐가 보이시나요?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생명체?

아니면 병원에서 탈출한

한 남자가 보이나요?

이 의자엔 기계가 있어서

좌석 밑에서 저 대신
숨을 쉽니다

집엔 인공호흡기가
침대 바로 옆에 있고요

저에겐 또 소중한
친구들도 있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
아내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전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왔습니다

처음 마비가 왔을 땐
죽고 싶었습니다

네, 정말 죽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내가 말렸죠

살아야 한댔어요

우리 아들 크는 걸
보기 위해서

그래서 살았습니다

아내가 그러라고 해서

아내 때문에요, 정말

아내와 함께하려고
아내를 위해서

그 이후 매일

죽음을 무릅쓰고
살고 있습니다

그냥 살아있는 게 아니라

진짜 인간답게
살고 싶었거든요

그러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병원에 돌아가서

환자들에게
말씀해주세요

그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다고요

여러분에겐
힘이 있습니다

문을 열고
그들을 풀어주세요

조나단!

조나단!

아빠 좀 옆으로 눕히자

조나단!
옆으로 눕히자고

됐다

이제 괜찮아, 여보

됐어

자, 이제 바로 눕혀도 돼

자, 여기

로빈?

이걸로 좀 닦아줄래?

괜찮아

놀랐지, 우리 아들
괜찮아

장기간 호흡기를 달고 살면
생기는 일인데

폐 내벽이
손상되는 거죠

작은 상처들에서
피가 나는 겁니다

더 나빠질 거예요

출혈이 더 자주
더 커질 겁니다

자기 피에 익사할
위험까지 있어요

케냐에서 들은 얘기
기억나?

마우마우 포로들

응

리더가 말했지

'나의 부하들에게
죽을 권리를 허한다'

그랬더니
다음날 아침...

전부 죽었다잖아

나도 결정할 때가 왔어

이제 떠나야겠어

나는 어쩌고?

드디어
자유로워지는 거지

내가 언제...

싫어

안 돼

당신 정말 바보 같다

내가 지금껏
뭘 한 건데?

당신의 삶이
내 삶이야

미안하다, 조나단

조나단

그냥 두자

그래, 좋아

당신 맘대로 해
언젠 안 그랬나

하지만 날 위해서란 말은
절대 하지 마

그게 위법인 건 알죠?

네, 근데 누가 알겠어요?

만약 부인이나 조나단이
관여했다고 하면

감옥에 갈 수도 있어요

둘은 관여 안 할 거예요

- 근데 박사님은요?
- 저요?

저야 평생
법을 어기고 있죠

어떤 결정인지 잘 알죠?

네, 잘 알아요

기운을 복돋자고요

죽고 싶다는 소리
안 나오게

친구들이 얼마나 자기를
원하는지 보여주자고요

콜린, 친구들 좋으라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야 그렇죠

송별회는 할게요

어서 와

토비

자기 송별회라고
다 말하고 있어

- 여자들한테도?
- 트레버

바닥 조심하세요

또 탈출할 생각이야?

갈 때가 됐어

나한텐 말이야

꼭 지난번처럼

친구들은
안 기다려주고

너무 더디니까 그렇지

5파운드 내놔

59년산 생테밀리옹

내가 가진 최고 와인 중
마지막 병이지

조나단, 잔 좀 줄래?

테디

- 로빈
- 해리

우리 친구 된 지도
정말 오래됐지

내가 하고픈 말은...

- 해리
- 괜찮아요?

- 의자를 부쉈네
- 아녜요, 괜찮아요

이거 드려라

이거면 될 거야
힘이 날 거라고

이보게, 로빈
자넬 위해 건배

모두와 건배할게

- 건배, 로빈
- 건배, 친구

굿바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요, 자기

이별은 가슴 아프지만

기뻐하며 가려 하오

울지 마

한숨 쉬지 마

괴로움 뒤엔 기쁨이

봉수아, 친구

잘 가요, 친친

이젠 끝, 안녕히
굿바이

해줄 말이 있어

네가 내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사는 게 쉽지 않더라고

근데 여기 올 때마다

힘을 얻었어

네가 나보다
불행해서는 아니고

알아

네가 그런 존재야

아님 바뀐 네 모습
때문이었는지

고마워, 콜린

보고 싶을 거야

로빈

미안해

달링

그만하자

그래

알 거라고 믿지만

혹시나 해서...

누구도 나만큼 당신을
사랑하진 못했을 거야

알아

내 사랑

나의 삶

나도 그래

내 사랑

나의 삶

박사님

안녕하세요

때가 왔어요

알겠어요

언제요?

오늘요

지금 당장

11시 30분에 갈게요

무슨 군사작전 같네요

나만 믿어요

서로 시간 확인하고

이따 봐요

고마워요

좀 이따 봐요

조나단 불러줘

조나단

둘 다 내 말
잘 들어줘

11시 30분 직전에

집에서 나가

그리고 돌아와

12시 정각에

알았어

작별할 시간은
줄 거라 약속해

응, 그럴 거야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뭘로 드릴까요?

전 됐어요, 엄마는요?

나 아직 여기 있어

아들 먼저 하렴

아빠, 안녕

사랑해요

내 소중한 아들

우리 아들

네가 얼마나 많은 걸
내게 줬는지 모를 거야

거창한 작별인사는
준비 안 했어

괜찮지?

응

당신과 함께여서
멋진 삶이었어

예상했던 거랑
많이 달랐지?

아무렴

나도 그래

고마워

살기로 결심해줬던 거

로빈 캐번디시는 당시
영국 최장수 인공호흡 환자로

놀라운 의학적 현상으로
회자됐으며

로빈과 테디가
디자인한 휠체어는

수천 명 중증장애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다이애나는 재혼하지 않았고
지금은 세쌍둥이의 할머니가 되었다

영화 제작자가 된
조나단은

삶을 택해 함께해준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
앤디 서키스

제작
조나단 캐번디시

번역
김윤종